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나리오! 3회차 다녀왔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언제가도 롤플할 때의 짜릿한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왠지 모르지만 맨날 내 멘탈만 뽀각하고 오는 느낌.. 할 말 많지만 아끼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COC 시나리오
'Kill Me, Darling 두사람의 사랑으로 멸망하는 세계'
에 대한 큰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플레이 예정인 분들은 열람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일부 사담과 실수를 편집하였습니다.)
Kill me, Darling
TV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내일 있을 큰 축제 탓에 지역방송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당신은 리모컨을 들어 곧장 TV를 꺼버립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온통 떠들썩했지만,
당신은 도무지 즐거운 분위기에 휩쓸릴만한 기분이 아니니까요.
이즈미와 연락이 닿지 않은지도 벌써 오래.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 않고,
집으로 찾아가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습니다.
나이츠도, 테니스부도, 같은 반 아이들도 이즈미와는 연락이 닿질 않는다고 합니다.
이즈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내일이면 이즈미와 연락이 되지 않은지 벌써 한 달째가 됩니다.
걱정 가득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운 찰나, 문자 수신을 알리는 알림음이 울립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 휴대폰을 들어 알림을 확인합니다. )
문자를 확인하면…
이즈미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내일 시간 있어? 오랜만에 데이트 하자.]
모리사와 치아키:...! ( 오랜만에 온 연락에 놀라면서도 어딘가 안심한 표정을 짓습니다. 무슨 일이 있던걸까,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애써 억누르고는 일단 알겠다고 답장을 보냅니다. )
세나 이즈미:(잠잠하더니 잠시 후 다시 알림이 옵니다.) 연락도 다 끊었는데 화나진 않아? 하긴 너라면 그럴 만도 하지만
모리사와 치아키:( 온 메신저를 가만히 읽다가 답장을 보냅니다. ) 세나도 분명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믿고있으니까 말이다! (´∇`)
세나 이즈미:너무 모리사와답네. 아직도 믿어주는구나. 그럼 사랑하는 마음도 그대로야?
모리사와 치아키:당연하다! ( 재빠르게 답장을 보냅니다. )
세나 이즈미:그렇구나. 정말 변함없네
그 문자를 뒤로 다시 아무런 연락이 오질 않습니다.
당신은 다시 눈을 감습니다.
피곤했던 탓인지 금세 졸음이 밀려옵니다.
당신은 이즈미에게 해 줄 말을 한가득 속으로 삼키면서 잠에 듭니다.
-
눈을 뜨자 평소와 같은 아침입니다.
오랜만에 이즈미와 만나기로 한게 꿈만 같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확인해보면, 어제의 문자 내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즈미를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여유롭게 나갈 준비를 하고 있자니, 이즈미에게서 문자가 도착합니다.
세나 이즈미:집 앞이야. 천천히 나와.
모리사와 치아키:알겠다! ( 호다닥 나갑니다. )
집에서 나오자, 문 근처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이즈미가 보입니다.
이즈미는 평소에 들고다니던 가방을 손에 꼭 잡고 서 있습니다.
모리사와 치아키:오래 기다렸나? ( 그의 앞에 서서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를 짓습니다. )
세나 이즈미:(딴 곳을 보고 있다가 당신의 목소리에 흠칫 놀랍니다.) 뭐야, 엄청 빨리 나왔네.
모리사와 치아키:그야 세나가 기다리고 있다길래, 바로 달려나왔다! ( 싱글싱글 )
세나 이즈미:(당신을 빤히 바라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띄웁니다.) 오랜만이야 모리사와.
모리사와 치아키:...응. 보고싶었다, 세나. (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싶지만, 눈 앞에서 웃는 그를 바라보자 아무말도 하지 못합니다. 본인도 살짝 웃어주고는 가볍게 포옹합니다. )
세나 이즈미:막 끌어 안는 것도 여전하네.(같이 가볍게 끌어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모리사와 치아키:세나 생각만 하고있었다! ( 꽈아악 )
세나 이즈미:... 진짜? 그건 좀 감동이네. 유닛후배들 챙기느라 정신 없을 줄 알았는데.
모리사와 치아키:그래도 세나 생각은 계속...계속 하고 있었다. ( 꼬옥 안은채로 제 얼굴을 보이지 않도록 합니다. 표정이 살짝 무너집니다. )
세나 이즈미:다행이다. 이제 그만. 완전 덥거든. (등을 탁 칩니다.)
모리사와 치아키:...앗, 알겠다! ( 애써 표정을 원래대로 돌리고는 평소와 같이 웃으며 떨어집니다. 그리고는 살며시 손을 잡고 그를 바라봅니다. ) 그럼 이제 어디갈건가?
세나 이즈미:모리사와? 가기전에 할 말이 있는데...(잠시 머뭇거리더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당신에게 쥐어줍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받습니다. )
세나 이즈미:해가 지기 전까지 나를 죽이지 않으면, 이 세계가 멸망할거야.
이즈미가 손을 치우고 난 뒤, 자신의 손에 쥐여진 물건을 내려다보니…
권총입니다.
세나 이즈미:모리사와 너는 히어로지? 잘 됐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네가 가지고 있는거야.
모리사와 치아키:... ( 권총을 받은 손이 떨립니다. 흔들리는 동공으로 제 앞에 서있는 그를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나타난 그는 제 앞에서 잔인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제 애인을 제 손으로 죽이고 세상을 구하느냐, 히어로로서의 입장을 버리고 세계가 멸망하는 것을 지켜볼것인가.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 ...세나, 나는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은게 아니라 그 누구도 손을 쓸 수 없어 좌절할 때, 구해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그렇게 해서 세상을 구해내더라도, 세나는...그 누구에게도 구원받지 못하는거다. 모두가 웃고있을 때...너만큼은 웃지 못한다고. 내가 그런 방법을 선택할 것 같나? (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를 직시합니다. )
세나 이즈미:아니, 웃을 거야. 모두 살아있잖아. 네가 살아있잖아.(당신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의 심정을 왜 모를까요. 당장 자신이 같은 상황에 처해있었어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을. 하지만.) 나는 히어로가 아니야. 정의심같은 건 없어. 다만 이건 내 이기심이야. 어짜피 사람은 다 죽잖아? 그렇다면 뭐, 멸망도 한 번 막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 내 마지막이 너라는 사실도 좋을 것 같아서 난. (당신의 눈을 똑바로 직시해옵니다.) 모리사와 네가 날 죽이지 않으면 모두 죽어. 그리고 그 원망은 고스란히 멸망의 원인에게 가겠지. 그게 나야. 그럼 그거야 말로 더 최악의 시나리오 아니야?
모리사와 치아키:( 그의 마지막 말에 표정이 더욱 일그러집니다. 결국 권총을 떨어뜨리고, 표정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그의 양팔을 붙잡고는 고개를 숙입니다. ) ...나는, 나는...차마 너를 제물로 세상을 구해낼 수는 없다. 히어로 실격이라고 해도 무어라 할 말이 없어. 이 세상에 셀 수도 없이 많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보다, 단 하나뿐인,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너를 선택하고 싶어져. ( 눈물이 땅으로 한 방울, 두 방울, 계속해서 뚝뚝 볼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그의 양팔을 잡고있던 손이 떨립니다. ) 난 세나, 너의 마지막이 되고싶지 않아. 그저, 영원히 함께한다는 희망을 붙잡고 싶다. 그러니까...제발, 제발...죽여달라고 하지 말아다오.
세나 이즈미:(총을 주워들어 가방에 넣고는 피식 웃습니다.) 히어로가 그런말 해도 되는거야? 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깐.
...아까 밑에서 축제하던데 같이 갈래? 놀면서 더 생각해 봐. 어느 쪽이 옳은 일인지
가자. 어떤 선택을 해도 오늘은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잖아 이렇게 서있기만 하는 시간은 아까워.
모리사와 치아키:... ( 눈물 범벅인 얼굴을 들어 그를 바라봅니다. 마지막 데이트라는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힙니다. 애써 눈물을 닦고는 다시 그의 손을 잡습니다. ) ...알겠다.
세나 이즈미:(웃으며 손을 잡고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치아키를 이끕니다.)
-
당신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익숙한 거리에 들어서자
시끌벅적한 노랫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주변 차량까지 통제하는 것으로 보아 그리 작은 규모의 축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게 어제 그 지역방송에서 떠들어대던 축제던가요?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저곳에 다양한 부스들이 보입니다.
사람은 많지만 데이트를 하기에는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조금 전 이즈미가 말했던 자신을 죽여달라는 말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요.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은 푸드 트럭, 금붕어 잡기 부스, 다트 부스, 기념품 판매 부스, 포토존, 중앙의 거대한 나무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전부 줄을 서느라 시간이 다 갈 것만 같습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 조금 우울한 표정으로 있다가 본인의 양빰을 가볍게 때리고는 웃는 얼굴로 돌아옵니다. ) 세나, 저기 푸드 트럭으로 가보자! ( 그의 손을 잡고 푸드 트럭으로 가봅니다. )
세나 이즈미:아, 그럴까? 칼로리는... 흐응, 뭐 이제 상관없나. (치아키의 손에 이끌려 푸드트럭 앞쪽으로 갑니다.)
푸드트럭
작지 않은 푸드 트럭이라 꽤 많은 음식을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줄이 있어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푸드 트럭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자,
줄 앞 쪽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
모리사와 치아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민1: 또 지진이래? 거기 지난 번에도 지진이 일어난지 얼마 안됐잖아.
시민2: 그러니까… 원래 자주 일어나는 지역도 아니었는데. 세상이 어떻게되련지….
앞쪽에서 줄을 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이상할정도로 세계 곳곳에서 큰 지진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같습니다.
얼마 전에 이 근처에서 작은 규모지만 지진이 있었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었고 말이죠.
모리사와 치아키:... ( 세계 곳곳에서 큰 지진, 그 말을 듣고는 아까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그 때문인지 미소에 살짝 빈틈이 생깁니다. 하지만 곧바로 되돌리고는 그에게 말합니다. ) 세나는 뭐 먹고싶은가? 나는 타코야끼가 먹고싶군!
세나 이즈미:축하해 모리사와. (인형을 바라보더니 인형의 얼굴을 꾸욱 누릅니다.) 계속 보니 정드네... 나 대신 옆에 두고 있어줘. 항상.
모리사와 치아키:음! 세나랑 같이 옆에 두겠다! ( 싱글싱글 웃으며 세나를 끌고 기념품 판매 부스로 갑니다. )
세나 이즈미:아니지 난 옆에 있으면 안되니깐...
모리사와 치아키:와하하하★ ( 무시 ) ( 성큼성큼 걸어가기 )
기념품 판매 부스
형형색색의 헬륨 풍선 덕분에 기념품 부스라는 느낌이 물씬 듭니다.
캐릭터 모양 풍선도 팔고 있고, 동물 귀 머리띠도 팔고 있습니다.
커플 아이템으로 쓰기 좋은 악세사리들도 보이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물건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스 앞쪽에는 신문과 잡지를 판매하는 판매대가 따로 나와있습니다.
꽤 낮은 판매대라 하마터면 못 보고 부딪힐 뻔했네요.
모리사와 치아키:앗, 이거 세나한테 어울릴 것 같다! ( 고양이 귀 머리띠를 씌워줍니다. )
세나 이즈미:너 날 뭘로 생각하고 있는거야. 아까 인형에 이어서...(불만스런 표정을 짓습니다.)
모리사와 치아키:회색 고양...아앗, 아무것도 아니다! ( 순간 본능적으로 본심을 말할뻔하다가 바로 멈춥니다. ) ( 다른 쪽 바라보고 휘파람 불기 ) 여, 여기에는 뭐가 있나~... ( 커플 아이템 악세사리를 둘러봅니다. )
세나 이즈미:(당신을 계속 바라보다가 머리띠를 벗어 내려놓습니다.) 악세사리 사게? 다른 사람이랑 할 건 아니지?
모리사와 치아키:음? 그야 물론 세나랑 할 악세사리다! ( 둘러보다 팔찌를 발견합니다. ) 이건 어떤가?
세나 이즈미:예쁘네. (팔찌를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다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으로 허공을 응시합니다. 이내 팔찌를 당신 손에 쥐어줍니다.) 오늘 하루만 차기엔 너무 아까운데. 무덤에 놔줘. 아 요즘은 화장 쪽이려나.
모리사와 치아키:...그런 말 하지말고 일단 차고있어다오. ( 그의 왼쪽 손목에 채워줍니다. 표정이 조금 가라앉습니다. 입은 웃고있지만, 눈은 웃고있지 않습니다. ) 세나의 말대로, 마지막 데이트가 될 수도 있는 데이트니...행복한 기억만으로 채우고싶다.
세나 이즈미:(손목을 바라봅니다. 당신에게도 팔찌를 채워줍니다.) 그냥 시간은 가는데 모리사와가 결정을 못내리길래. 해 지기 전까지 날 죽여준다고 약속만 한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게.
모리사와 치아키:... ( 차마 대답하지 못합니다. 반드시 너를 죽여주겠다, 라고 약속하기에는 아직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팔찌 두개, 그리고 신문의 값까지 지불하고 신문을 집습니다. ) ...미안하다. (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 포토존으로 갑니다. )
세나 이즈미:... (묵묵히 당신을 따라갑니다.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더 이상 대답을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겠죠.)
포토존
꽃밭에 꽃이 피어있고, 한가운데에 짧게 길이 나 있습니다.
포토존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있는 걸로 보아 이 곳이 포토존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알록달록한 꽃밭의 한가운데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쁜 사진이 나올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포토존 근처로 다가가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다가옵니다.
직원: 어머, 잘 어울리시는 것 같은데 혹시 연인이신가요? 지금 연인들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거든요~
모리사와 치아키:...세나! 같이 찍자! ( 곧바로 웃는 얼굴로 변해서는 그를 향해 웃습니다. 그리고는 직원을 향해 말합니다. ) 네! 연인입니다! ( 우렁찬 목소리 )
세나 이즈미:아, 시끄러워. 그렇게 말하다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겠다.(툴툴거리면서 당신의 옆에 섭니다.)
직원: 두 분 너무 잘 어울리세요~ 마치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제 카메라 속에 담은 기분...! 어느 각도로 찍어도 그림이 나오겠는데요?(왔다갔다하며 가장 좋은 각도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그의 옆에 찰싹 달라붙고, 깍지 끼고있던 손을 들어 팔찌가 보이도록 포즈를 취합니다. ) 세나, 지금 만큼은 웃는거다! ( 본인도 활짝 웃습니다. )
세나 이즈미:하? 당연한거 아니야? 마지막 사진이 될 수도 있는데 최선을 다해 찍을거니깐. 아무리 사적인 사진이어도 오류를 남기는 건 싫거든. (사진 때문인지, 당신의 변함없는 태도가 기뻐서인지, 당신의 웃음때문인지...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퍼집니다.)
직원: 그럼 찍겠습니다~ 하나, 둘, 셋!
행운 판정
모리사와 치아키: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세나 이즈미:
행운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직원: 아직은 하야니깐 조금 기다려주세요(치아키에게 사진을 건냅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받아들고는 나올때까지 기다립니다. ) 잘 나왔으면 좋겠군!
새하얗던 사진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마지막 사진이라더니 정말 예쁘게 찍었네요 이즈미.
환한 미소에 마음이 더 쓰라립니다.
당신도 웃어보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 표정이 굳어버린 모양입니다.
직원: 해가 지고 나면 불꽃놀이가 있을 예정이니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또 사진을 찍으러 와주세요!
모리사와 치아키:...아하하, 너무 긴장했나보군! ( 순간적으로 표정이 무너진 사진속의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다 애써 웃습니다. )
세나 이즈미:그러게 아까는 잘 웃는 것 같더니.(사진을 한참 바라봅니다.) 그래도 예쁘네.
모리사와 치아키:응, 세나는 정말 예쁘게 나왔군! 정말...예쁘다. ( 말 끝이 흐려집니다. 점점 텐션이 낮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다시 정신차리려합니다. ) ...세나, 이번에는 저쪽으로 가보자! ( 그의 손을 잡고 나무를 가리킵니다. )
중앙의 거대한 나무
중앙 쪽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나무입니다.
곧게 뻗은 가지 사이사이로 알록달록한 색깔의 종이들이 묶여있는 게 보입니다.
나무의 앞에는 테이블이 나 있으며, 테이블 위에는 여러 색깔의 종이와 펜이 올려져 있습니다.
나무 앞에는 팻말이 있습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팻말을 읽습니다. )
꽤 낡은 팻말에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나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소원을 적은 종이를 나뭇가지에 묶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요!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 소원, 이라는 단어에 잠시 움찔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이 심정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붉은색의 종이와 푸른색의 종이를 한 장씩 가져옵니다. 펜도 가져옵니다. 그에게 붉은색 종이와 펜을 건네줍니다. ) 세나, 이것도 한 번 해보자!
세나 이즈미:좋네. 종이랑 펜도 있고.(펜을 집어 종이에 무언가 쓰기 시작합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본인도 푸른색 종이에 적어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세나와 같이 평생 웃는얼굴로 있을 수 있기를. 그렇게 적고는 나뭇가지에 묶습니다. 그러다 그는 무엇을 썼는지 조금 궁금해져 옆으로 살짝 눈을 돌립니다. )
관찰 판정
모리사와 치아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즈미의 소원종이를 엿보자 좋아해라고 쓰여진 글이 보입니다.
그리곤 곧바로 이즈마와 눈이 마주칩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이즈미의 종이를 엿보고 있단걸 처음부터 알고 있던 것 같습니다.
세나 이즈미:(웃으며 좋아해라고 적힌 종이를 치웁니다. 새로운 종이를 가져와 한 손으로 가리곤 다시 무언가를 적기 시작합니다.)
이즈미는 소원을 적은 뒤 비교적 낮은 쪽에 있는 나뭇가지에 팔을 뻗어 종이를 묶습니다.
세나 이즈미:소원은 다 썼어?
모리사와 치아키:...아, 다, 다 썼다! ( 화들짝 놀랍니다. ) 이미 매달았다!
세나 이즈미:그래? 그럼 가볼까. 이번엔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은데.
모리사와 치아키:...그럼 그곳으로 가자. ( 다시 손을 꼬옥 잡고는 그를 향해 옅게 웃습니다. )
세나 이즈미:(웃으며 당신의 손을 잡아 이끕니다.)
어느새 주변이 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축제 부스에서도 하나 둘 조명이 켜집니다.
이즈미는 치아키의 손을 꼭 잡은 채 앞장섭니다.
평소보다 조금 빠른 발걸음은 설렘이 가득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초조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즈미를 따라가다보니 축제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눈 앞에 보이는 낡은 계단을 밟고 올라가다보면….
…푸른 나뭇잎들 사이로 아름답게 노을이 지는 해가 보입니다.
발 밑에는 불이 켜져 화려하게 반짝거리는 축제 모습들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 곳은 인근의 낮은 산 인 것 같습니다.
세나 이즈미:예쁘지 않아? 여기에 오면 속이 탁 트이는 기분이라 답답할 때 자주 보러 왔던 곳이거든.
옛날에는 나같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거의 오지를 않네. 뭐, 단둘이 있어서 좋긴 하지만.
... 그러니깐 네가 여기서 날 죽여도, 아무도 모를거야.
(아까 가방에 다시 집어 넣었던 총을 당신에게 다시 쥐어줍니다.)
모리사와 치아키:... ( 권총을 받아듭니다. 지금이라면, 사랑하는 애인을 제 손으로 쏠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아니, 얼마나 시간을 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울에 세상의 존망과 애인의 목숨을 올려두는 일. 그런 잔인한 짓은, 몇 번 하더라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 ...미안하다. 역시 나는, 세나 너를 죽이는 짓은 하지 못한다.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무너져내리는 세계를 너와 함께 바라보고 싶어. 히어로로서 다수보다 개인을 선택하는 쪽을 원한다니, 정말 히어로 실격이다. ( 자조적으로 웃습니다. 그리고는 권총을 들지 않은 손으로 그의 뺨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 ...세나, 세나도 다시 한 번만 생각해다오. 네가 얼마나 다정한지는 내가 잘 알고있다. 그러니까...한 번만, 나를 위해서 나와 함께 있어다오.
세나 이즈미:너 진짜... (입술을 꾹 다뭅니다.) 하.. 너 바보야? 날 죽이지 않으면 세계가 멸망한다고. 너도 나도 결국엔 다 죽는거야. 나 하나로 끝날 일을 왜 자꾸 크게 만들려고 해. (당신의 촉감이 뺨을 타고 전해집니다. 그 뜨거운 온기 때문일까요 열기가 타고 들어와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내 덤덤했던 얼굴을 타고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무슨 히어로가 이래. 나보다 이기적이야. 아니 우리는 서로 이기적이야. 나도 널 사랑한단 말이야 바보같은 모리사와. 그러니깐 널 두 번이나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
모리사와 치아키:( 그의 뺨을 감싸고 있던 손의 엄지로 눈물을 닦아줍니다. 슬픔으로 얼룩졌지만, 그럼에도 미소짓고 있는 얼굴로. ) 두 번...? ( 그의 마지막 말에 살짝 표정에 의문이 떠오릅니다. ) 그게 무슨 말이지?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건가...?
세나 이즈미:말 그대로야. 네가 죽었었어. 히어로 놀이 그때 관뒀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괴로운 듯 인상을 구깁니다.) 나와 걸어가던 도중에 갑자기 네가 차도로 아이를 구하겠다고 뛰어가던 그 날. 난 아직도 생생해. 자동차 경적 소리도 힘없이 나동그라진 너도 그걸 보고만 있어야 한 나도. 너무 힘들어서, 너를 따라가고 싶었는데 어떤 사람이 나한테 말하더라. 너를 되살려주는 대신 우리 둘이 서로 사랑하면 세계를 멸망시키겠다고. 어이없는데 너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싶은 마음에 그러자고 했어.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너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몰라. 그런데도 난 여전히 널 좋아해. 그러니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내가 죽으면 둘의 사랑이 성립되지 않으니깐 세계는 멸망하지 않을거야. (총을 든 손을 잡아 심장에 가져다 댑니다.) 한 번이면 돼. 한 발이니깐 실수하지 말고.
이야기 하는 이즈미의 뒤로, 해가 지기 시작한 하늘이 보입니다.
붉게 노을이 져가는 하늘처럼 이즈미의 눈가도 붉어진 듯 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그러니 너를 사랑하는 나를 죽여줘.
나를 죽여서 네가 살아있는 이 세계를 지켜줘.
Please. XXXX me, Darling.
이대로라면 곧 해가 질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은 두 사람의 사랑으로 멸망하는 이 세계에서 어떤 선택을 하나요?
모리사와 치아키:...그랬군. 그 때는 나 때문에 세나가 홀로 남았구나. 미안하다. 하하, 세나는 처음부터 나를 생각해주고 있었는데 난 모르고 있었구나. 정말...미안하다. ( 그의 말을 듣고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 천천히 표정을 가라앉힙니다. 쓰게 웃으며 그의 뺨을 다시 쓰다듬습니다. 자신을 위해 이상한 요구를 승낙한 것도, 결국 다시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도, 모든 것이 너무나도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제 손을 자신의 심장으로 가져가는 그를 아무말없이 바라봅니다. ) ...하지만 난 역시 못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역시 세나 네가 제일 소중하니까.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너를 죽이는 일은 하지 못한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해야 사는 세계라면, 모두를 위해 너를 희생해야 존속이 가능한 세계라면,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세계라면...나는 저 아름다운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너와 함께 보고있을것이다. ( 권총을 든 손을 천천히 내립니다. ) 모두를 위한 히어로가 아니게 되더라도, 오직 단 한 사람, 오직 세나 너만을 위한 히어로라도 되어주겠다. 이 불타는 하트의 모리사와 치아키가, 반드시 구해줄테니까 말이다! (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점점 눈가에 눈물이 맺힙니다. 결국 물기가 가득한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그에게 웃어보입니다. 누구라도 안심할...아니, 적어도 제 눈앞에 있는 그가 안심할 수 있도록. )
세나 이즈미:정말 바보야 너는... 이런 순간까지 이상한 히어로 놀이나 하고. 그런 너를 사랑해 모리사와.(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땅을 뒤흔드는 굉음이 들립니다.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저멀리 무너지기 시작한 건물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습니다.
하늘에 크게 금이 가고, 이윽고 산산조각이 납니다.
조각나 떨어지는 하늘의 파편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무너져 내리는 모든 것들이 두 사람의 사랑 탓이라고 비난하는 것만 같습니다.
두 사람은 무너져가는 세계를 뒤로 하고 눈을 마주칩니다.
마침내 서로의 시야에 서로만이 담깁니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랑인가요.
세계를 등져서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 앞의 멸망까지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당신은 이즈미와 입을 맞춘 채,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문득 주변이 정적에 휩싸입니다.
알 수 없는 고요함이 주변을 채웁니다.
이윽고 들리는 무언가 터지는 듯한 폭죽 소리에 눈을 뜨자,
무너지던 하늘은 온데간데 없고 여러 색깔로 아름답게 물든 하늘이 보입니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과 함께 불꽃놀이의 불빛이 반짝이고, 축제의 불빛과 사람들로 거리는 생기가 넘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