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님이 그린 솜캉♡
Hollow Romance
W.수연
Kpc: 하카제 카오루(KP: 이듀)
PC: 칸자키 소마 (Pl: 루찡)
기적적으로 할로윈에 엔딩낸 할로맨! 할로윈을 할로맨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긴장 엄청했다... 설마 소마카오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ㅠㅠ 먼저 말해준 루찡님 감사하고... 제가 카오루 캐입 더 연습해올게요 ㅇ<-<
아래 내용은 CoC 시나리오
Hollow Romane 의 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플레이 예정은 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부 오타 및 사담을 수정했습니다.)
언젠가부터 당신은 눈길이 가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네, 인정하기 싫지만 같은 부 소속인 하카제 카오루.
늘 투닥거리기 일상이었지만 최근들어서 그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저쪽도...
어제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였습니다.
당신은 뻔한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릅니다.
흐르고, 흐르고, 흘러서…….
얼마나 잤더라?
이제는 일어나야 할 시간이라고, 본능적인 감각이 잠을 쫓아냅니다.
눈을 뜨면 케케묵은 흙냄새가 납니다.
일렁이는 주홍색 가로등의 불빛이 창문을 넘고,
눈앞의 얼굴을 물들입니다.
뺨이 유난히 붉게 달아오른 그는……

낯설지만 낯익은, 카오루를 닮은 사람입니다.
오늘은 할로윈
모든 텅 빈 것들이 돌아오는 날.
자, 문을 두드려 주세요!
Hollow Romance
W.수연

당신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면
쿵!
보이지 않는 벽에 가볍게 이마를 부딪칩니다.
그다지 세게 부딪힌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아프지?
생각을 채 마치기도 전에
풀썩,
비틀거리던 몸이 맥없이 뒤로 넘어갑니다.

카오루를 닮은 사람은 호들갑을 떨며 투명한 뚜껑을 엽니다.
아, 그래요. 보이지 않는 벽이란 다름 아닌 유리 뚜껑입니다.
당신은 지금, 유리로 만든 상자 안에 반듯하게 누워있습니다.
아니, 방금 쓰러지는 바람에 그다지 반듯하진 않네요.
상자 안에선 좋은 냄새가 납니다.
그야 당연합니다.
이렇게……
행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 끄앙 )
무수히 많은 꽃이 쌓여있는걸요.
흰 국화의 꽃송이가 어쩐지 음침하지만요.
바람이 스며든, 텁텁한 냄새가 가득합니다.
일견 무덤에 태우는 향처럼 느껴집니다.




KP: 없습니다.




밀색머리에 회색 눈을 가진 그는 분명히 카오루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알고 있던
그
와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깔끔하게 묶은 머리에 복장도 단정하고 묘하게 분위기도 많이 바뀐 기분입니다.

굴려주세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곧 다시 얼굴이 기쁨으로 물듭니다.
설렘이 가득한 뺨은 주홍빛으로 달아올랐습니다.





닿은 입술은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혀끝에서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뺨을 부여잡은 손길이 지독하게 다정해서 괴리감이 듭니다.
아, 언젠가, 이런 식으로 키스했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 아카츠키...)
전혀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토록 똑같은 걸까요?
정말, 다른 사람인가?
당신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입을 맞춘 상대는 카오루가 맞노라고.
입술이 떨어지고, 잠시 숨을 몰아쉬면…….
카오루가 이마를 툭 기댑니다.



여운에 젖은 지 얼마나 됐을까요.
꼬르륵
창밖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데, 뱃속에서 작은 천둥소리가 납니다.
눈치 없는 배꼽시계...
당신은 강렬한 허기를 느낍니다.



카오루는 당신을 부축해서, 복도로 데리고 나갑니다.
좁은 복도를 따라 몇 개의 방이 딸려 있습니다.
처음 보는 낯선 집이지만 몸은 익숙하게 바닥을 밟습니다.
조금 더 걸으면 홀이 나타납니다.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걸려 있고, 좌우로 계단이 둥글게 오르고 있습니다.
현관문은 꽉 닫힌 채인데, 손잡이에는 호박 바구니가 걸려 있습니다.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 바깥을 볼 수 없습니다.
천장이 아주 높은 것이, 규모가 꽤 큰 저택 같습니다.
카오루가 향하는 곳은 현관 반대쪽 문입니다.
문 틈새로 맛있는 냄새가 새어납니다.
식당에는 고작 두 사람이 식사하기엔 지나치게 긴 테이블과 많은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벽에는 그린 이를 알 수 없는 그림 여러 점이 액자에 담겨 있고요.
테이블 위에 깔린 테이블보는 엄숙한 보라색.
그 위로 호박의 얼굴을 깎아 장식한 촛대와 악마를 새긴 나이프, 포크, 스푼이 차례대로 쓰러져 있습니다.

차려진 음식은 생각보다 단출합니다.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둥글고 넓적한 파이 한 그릇과 얕은 접시에 담긴 불그스름한 수프, 황금색의 액체가 출렁이는 잔 하나.

차려둔 성의도 있으니 식사할까요?





카오루는 파이 한 조각을 덜어 당신의 그릇에 올려둡니다.
자르르, 윤기가 흐르고 맛있는 냄새가 모락모락 풍깁니다.




바삭한 파이 껍질 안에 든 부드러운 앙금과 잘게 썬 호박 조각이 터져 나옵니다.
고소한 견과류들이 똑, 똑, 소리 나게 부러지고, 달금한 호박 맛이 물씬 납니다.
한 입을 다시 베어 물자
바삭, 경쾌한 소리 대신
아그작. 딱딱한 소리가 납니다.
파이 안에 무언가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보면 작은 인형입니다.
도자기로 만든 인형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앙증맞은 크기입니다.
호박과 앙금, 견과류로 엉망이 된 가운데 회색 눈동자가 눈에 익습니다.
……아, 당신이 아는, 어제 만난 카오루와 똑같은 차림새의 인형입니다.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 그랬었죠.
왜 잊어버렸을까요?
당신은 단편적인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교파티였었죠. 그곳에서 카오루와 처음 만났습니다.
누구라도 화려한 미남상의 그에게 눈길이 끌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눈이 마주쳤을 때 괜히 홧홧해진 얼굴을 돌렸던 그런 풋풋한 기억이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아니...
정말로 이런 적이 있었던가요?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때,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현관 쪽으로 가보나요?

현관 문 가까이 가자 열어달라는 듯이 또 한 번 똑똑 소리가 들려옵니다.

?: Trick or Treat! 사탕을 받으러 왔어요.
아, 오늘이 할로윈이었나요?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문 넘어에서 들려옵니다.

문 너머에는 어린아이 두 명이 서 있습니다.





칸자키 소마:( 기다립니다. 아이들에게 속닥거리며 ) 저기 멋진 형아가 사탕을 줄거라오.





아이들이 떠나고, 열린 문 너머로 바깥의 풍경이 보입니다.
푸르른 하늘은 붉은 태양을 덧칠해 노란빛으로 물들었고,
끄트머리부터 천천히 자줏빛 멍 자국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곧 완전한 밤이 무르익을 것입니다.
때 이르게 켜진 가로등은 모두 호박을 닮은 주황색입니다.
골목마다 박쥐와 거미 장식이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얼굴을 파낸 호박, 잭 오 랜턴이 널려 있습니다.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할로윈입니다.
할로윈 특유의 시끌벅적함으로 물든 거리가 현란합니다.
그리고,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할로윈 분장을 한 사람들 사이로, 붉은 머리카락과 녹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우연이 아니라, 집요한 시선을 느낀 탓입니다.
마녀 분장을 한 그는 망토의 깃을 세워둔 채라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드러난 눈동자에 담긴……
심리학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불쾌감.
분명히 처음 보는 사람이건만,
그 사람은 분명히 당신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당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인 걸까요?

그 사람은 다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카오루는 시선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가로등 불빛 아래 주홍색으로 물든 얼굴로 말가니 웃어 보입니다.



할로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면,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어떤 영웅을 흉내 내는 아이, 괴물의 탈을 쓴 남자,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자…….
사람이지만, 사람 같지 않은 이들이 골목골목을 채우고 있습니다.
까르륵, 어디서든 웃음소리가 납니다.
집마다 속을 파낸 커다란 호박들이 머리만 쌓여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안에 불을 켜 어둠을 밝힙니다.
문설주마다 주황색, 보라색, 검은색의 깃발이 교차하고 반짝이는 거미와 박쥐 장식이 매달려 있습니다.
죽은 자와 산 자가 뒤섞이는 날
죽음을 맞이한, 맞이할 모든 것들의 축제.
할로윈입니다.
어디를 둘러보건 당신에겐 낯선 광경일 겁니다.
비단 기괴하고 괴상한 분장 때문은 아닙니다.
할로윈으로 들썩이는 분위기 때문도 아니에요.
지능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낙후된 양식의 벽돌 건물과 울퉁불퉁한 골목길.
불안하게 깜빡이는 희뿌연 가로등…….
시골이라고 표현하기엔 모자란,
빛바랜 사진 속의 한 장면 같은 곳입니다.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스피커 따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피리와 캐스터네츠…….
손수 연주하는, 처음 듣는 음악이 거리를 수놓습니다.


핸드아웃 전단지 공개
할로윈 이벤트
1. 할로윈의 괴물
오늘 하루, 할로윈의 특별한 괴물이 되어보세요!
2. 대야의 사과
할로윈의 명물! 사과 물기에 성공하고 소원을 이루어보세요.
3. 춤추는 유령
스산한 바람 소리에 맞춰 흔들리는 유령의 춤을 구경하세요.
4. 귀신의 집
귀신! 괴물! 상상 이상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5. 할로우 플라워
텅 빈 곳과 텅 빈 꽃을 보러오세요.




Bobbing or Biting
구불구불한 길목을 걷고 걸으면 좌우로 주홍색 가로등 불빛이 길게 늘어집니다.
야트막한 울타리를 따라 모퉁이를 돌면 광장입니다.
정중앙에, 음산한 해골 장식을 덧댄 분수에서 새빨간 피가 샘솟고 있습니다.
분수대 근처에는 먹을 것들이 산처럼 쌓인 테이블이 있습니다.
사과 캐러멜, 설탕물을 입힌 사과 사탕, 애플파이,
눈알 모양의 마시멜로와 거미 모양의 쿠키, 뇌처럼 구불거리는 토마토 스파게티, 견과류와 향신료를 더해 특이한 맛이 나는 사이다,
고양이 모양 젤리, 그리고 손가락만 한 작은 케이크들.
특이한 점이라면 모두 무료라는 것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먹고 싶은 과자를 실컷 먹고 있습니다.
그 탓일까요?
광장에는 유난히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때, 사람이 북적이는 골목에서 누군가 휙 튀어나옵니다.
달려!
요란한 흙먼지와 함께 술래잡기 중인 아이들입니다.
가장 처음 달려나간 녀석이 당신의 어깨를 밀치고 지나갑니다.
민첩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직 몸이 약한 탓일까요?
당신은 맥없이 넘어집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네요.
탁, 벗겨진 신발이 저 멀리 나뒹굽니다.
카오루는 신발을 주워들곤 당신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습니다.
신발을 신겨주고, 안색을 살피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속삭이는 목소리는 무척 익숙한 것.
신발 끈을 매듭짓는 손가락마저 눈에 익습니다.
자리를 털고 일어선 후, 손을 내민 카오루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로등의 불빛이 바로 위에서 떨어진 탓에 눈이 부셨기 때문입니다.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때도 카오루가 이렇게 손을 내밀었었죠.
사람이 북적거리는 축제.
가을이 아니라 봄.
밤이 아니라 환한 낮.
색색의 꽃잎이 흩날리던 거리에서, 사람이 많으니 손을 잡자던 카오루.
붉어진 뺨이 괜스레 마음을 술렁이게 하던…….
이건, 언제의 기억이지?
적어도 당신의 기억은 아닙니다.






우리는 애인이었고 그런 주제에 잘 맞지도 않아서 자주 투닥거렸고, 아니지. 일방적으로 소마 군이 많~이 화냈었지. (잠시 그때가 떠올랐는지 짧게 웃음을 터트립니다.) 정말 무서웠다고? 까딱하면 목숨이 날라가버릴 것 같았으니깐~.(능청스럽게 말을 하다가 멈추고 당신을 빤히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어느순간에서 좋아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 소마 군도 같은 마음이었을거라고 난 확신해. (당신의 뺨을 쓰다듬습니다.) 그런 사이었어 우리는.

왜? 소인이 총이라도 휘둘렀소?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구려. (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맞잡았던 손을 놓진 않습니다. 당신과 이어져있는 손의 온기가 따듯해서 일까. 이 쌀쌀한 가을에 가을같은 남자. 가을과 어울리는구려. ) 그건 참으로 기쁘구려. 만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건 역으로 미워했을거 같소. 그리고, 소인도 부끄러워 숨기려 화를 낸적도 있으니 , 분명 같은 마음일 것이오. ( 얌전히 당신의 손을 받아드립니다. 다시봐도 참 묘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몸짓과 말. 그럼에도 그런 당신이 좋습니다. 역시 본인도 그리웠던걸까요. 본인에게도 없는 기억을 떠올릴 정도로 하카제 카오루를 사랑하고있던건지. 미소가 나옵니다. )




주변을 둘러보면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하나같이 사과를 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축축해진 앞머리를 한 채, 친구나 부모에게 무어라 실컷 자랑합니다.



소마 군이 원한다면? 어쩌피 모두 하라고 가져다 놓은 건데 안하면 저 사람들도 별로 좋지 않을 걸~


흥, 소마군이 귀여우니깐 한 번만 봐주는 거야. 그럼 내 실력을 소마 군한테 조금 보여줄까나♪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대야가 놓여 있습니다.
새빨간 사과가 둥둥 떠다닙니다.

대야 옆에 있던 남자가 여러분을 반겨줍니다.
남자: 어이~! 거기 형씨 한 번 해볼건가? (소마를 보며 말합니다.)

남자: 하하, 그래 잘 생각했어. 할로윈인데 사과는 하나 먹어야지. (호탕하게 웃더니 자리를 비켜줍니다.) 돈은 필요없으니깐 마음껏 즐기고 가.

자유 기능 판정!
대신 납득할 사유를 대주세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저런
축축해지고 사과는 도망가버렸네요

( 소인은 무사니까 정신력으로 집중해서 꺼내보겠소)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빠밤-!)
아삭
경쾌한 소리와 함께 사과를 조금 깨뭅니다.
고개를 들자 달랑달랑, 따라 올라옵니다.
10월의 사과는 향긋하기 짝이 없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이런~)










어디선가 바람이 휑하니 붑니다.
물결이 출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물소리가,
물소리가,
물소리가 들리고……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소, 소마 군…….”
흥건하게 젖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시야는 어쩐지 가물가물합니다.
이목구비가 흐릿해 누구의 얼굴인지 통 알아볼 수 없는데도, 알 수 있었습니다.
카오루가 울고 있습니다.
울리고 싶었던 게 아닌데.
울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카오루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습니다.
퍼뜩, 정신을 차리면 다시 물속에 처박힐 듯 대야에 가까워진 얼굴이 보입니다.

시야가 가물가물하더라니, 흔들리는 수면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북적이는 광장을 지나,
건널목을 건너고 오른쪽으로 꺾고 왼쪽으로 걸으면 한적한 공원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광장에 모여 놀고, 떠들고, 웃으며 춤을 추는 등,
먹고 마시는 즐거움에 함빡 취해있기 때문에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연두색 잔디가 노랗게 죽어가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벤치 몇 개가 드문드문 놓여 있고, 가을에나 피는 노란 코스모스가 바람을 따라 한들한들 몸을 흔듭니다.
노을이 다 떨어진 하늘은 어느덧 어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완연한 저녁이 찾아올 겁니다.
적당한 벤치에 앉고, 공원을 둘러보면 저 멀리에 무대가 보입니다.

자세히 본다면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무대 위에 사람들 몇 명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조명을 올리고 내리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뛰고 달리느라 난장판입니다.
화려하게 꾸민 무대 위는 높은 성과 으스스한 장식으로 가득합니다.
무대 천장에는 빨간 풍선이 거꾸로 매달려 있습니다.


















바람이 길게 불며 당신의 앞머리를 흩어 놓습니다.
가을 특유의 건조한 공기와 시들어가는 냄새가 납니다.
공원의 끄트머리에는 하얀 천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니 꼭 유령이 춤을 추는 듯합니다.
White or Whistle
가까이 다가가면...
물론 정말 유령이 춤을 출 리는 없죠.
높이 솟은 나무 막대에 빨랫줄을 연결해, 일정 간격마다 천을 묶어둔 구조물입니다.
동그랗게 묶인 매듭이 꼭 머리처럼 보입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양새가 처연하기 짝이 없습니다.
얼핏, 목을 매단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천 자락은 꽤 길어서, 그 사이를 거닐면 당신의 뺨이나 어깨를 스치곤 합니다.
카오루와 발걸음을 나란히 하자 천이 두 사람의 사이를 가릅니다.
시야가 흰 천으로 뒤덮이고, 서로의 그림자만을 훔쳐보는 것이 고작입니다.
위에 새겨진 그림자는 실제보다 조금 더 카오루답습니다.
어두컴컴한 곳에선 다른 점을 찾아내기 어려우니까요.
바람이 붑니다.
서글픈 울음소리를 닮은, 누군가의 흐느낌 같은 서늘한 바람입니다.
긴 공백과 함께 천이 흩날리고,
그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얼굴은 분명히 카오루입니다.
……. 잠깐,
지금 뭐라고 했죠?
분명히 카오루?
그럴 리가 없어요.
눈앞의 사람은 카오루가 아닙니다.
아니에요.
카오루가 아니라고요.
하지만 조금 전 당신은,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하카제 카오루
라고요.……카오루와 그 사람은 카오루와 닮았지만, 어딘가 다릅니다.
어느새 눈앞의 사람이 기준이 되고, 당신이 알고 있던 카오루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홀연히 시선을 빼앗긴 채 서 있으면,
카오루가 천 사이로 손을 뻗습니다.

그렇게 손이 닿은 순간,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깜빡, 필름이 돌아갑니다.
바싹 마른빨래가 풍기던 햇볕 냄새, 느릿느릿 허공을 부유하던 먼지.
정오가 막 지난 시간과 흰 이불에 얼굴을 묻은 채 웃고 있던 카오루.
그때, 카오루가 뭐라고 말했더라?
뺨에 닿은 천이 부드럽고 포근했던 것만 기억납니다.
또다시 당신은, 자신의 것이 아니지만 자신의 것처럼 느껴지는 기억을 떠올립니다.
아,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엉망진창, 뒤죽박죽,
엉터리에 형태가 일그러진 혼란이 반복됩니다.
본능적인 거부감이 치솟습니다.
무얼 향한 거부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SanC(0/1)

기준치: | 70/35/14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지능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 모든 혼란은 눈앞의 카오루가 일으킨 것입니다.
자꾸,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해서 그래요.
멀어지면,
보지 않으면 무언가 나아질 것 같습니다.





소마 군?
소마 군!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거의 절규로 바뀌어갑니다.
그리고 점점 희미해집니다.
상처를 받은 얼굴로 멍하니 서있는 카오루가 아른거립니다.
아니야 저 사람은 카오루가 아니에요.
당신은 정신없이 뛰어갑니다.
사정없이 달리다가 잠시 숨을 돌릴 때,
누군가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그리곤 당신을 사정없이 담벼락으로 밀어붙입니다.
담벼락에 밀어붙인 사람은……
당연하지만, 카오루가 아닙니다.
카오루를 닮은 그 사람도 아니고요.
전혀 다른, 낯설기 짝이 없는…….
붉은 머리카락과 녹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
마녀 분장을 한 그는 망토의 깃을 잔뜩 세워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마주친 눈동자에는,
심리학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적의가 떠오릅니다.

돌아가세요 칸자키씨.
가까워진 상대가 속삭입니다.
자기소개도, 전후 사정도 생략된 급진적인 발화법입니다.
그는 대화한다기보단 거의 쏟아내다시피 당신에게 지껄입니다.



카오루 군은 제정신이 아니에요. 지금 그를 두고 어떤 소문이 도는지는 아나요? 당신이 죽었다는 사실에 미쳐서 사이비 교단을 후원하고, 금지된 마법을 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해요. 비난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그래요.
시마다 히토미
최근 급부상하는 기업가인 시마다가의 외동딸이자
오래전부터 카오루를 좋아하고, 근처에서 맴돌던…….
카오루의 오래된 친구 입니다.
당신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던 사람인데도,
당신은 자연스럽게 떠올립니다.
어떻게, 어째서 이런 걸 알고 있더라.
모르겠습니다.

맞아요. 당신에게 다시 죽어달라고 말하고 있어요. 치사하다고 욕해도 좋아요. 전 당신보다는 카오루 군이 우선이니깐... 하지만 떠나주세요. 이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기도 해요.
...칸자키 소마, 넘어넘어 들었지만 당신이 정의롭고 현명하다는 것은 듣고 있었어요. 당신은 운명을 거스른 세계는 어떻게 될 것 같나요?


맞아요. 모두가 위험해지겠죠. 당신에겐 계속 돌아가란 말 밖에 할 수 없어요. 그게 모두에게 가장 좋은 길이라고 확신하니까요.
당신에게 고통으런 죽음을 선사하려는 건 아니에요. 당신이 깨어난 곳으로 돌아가세요. 그곳에 ‘문’이 있어요. 그리고 부활의 주문을 거꾸로 외우기만 하면 돼요. 그러면 거짓된 육체는 다시 먼지가 되고, 문이 열리면 당신의 영혼은 떠날 수 있을 거예요.
부활의 주문은…… 술자가 부활의 상대에게 깊이 품은 염원이에요.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죠. 그것을 거꾸로, 완벽하게 부정하면 마법은 풀리고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마법을 해제하더라도 당신의 시체는 사라지지 않아요. 먼지가 되어 이 세상에, 그 방안에 남아있겠죠. 부활의 마법을 위한 첫 번째 재료는 먼지가 된 당신의 시체입니다. 기회가 있는 이상 카오루 군은 포기하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떠날 때, 저택을 불태우세요.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어요. 할로윈이 끝나면 열렸던 모든 문은 닫히고, 모든 산 것은 세계에 속박된다고요. 오늘이 지나면 모든 게 끝날 거에요.
잊지 마요. 할로윈이 끝나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돌아갈 수 없어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슬슬 카오루 군이 올 것 같네요...
부탁드립니다. 부디 카오루 군이 다시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당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등을 돌려 사람들 틈새로 홀연히 사라집니다.)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어디 갔었어?”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어요.
정말 별거 아닌, 사소한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진 거예요.
왜, 살다 보면 그런 날이 불쑥 찾아오기 마련이잖아요.
괜히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는 순간들이.
그때가 꼭 그랬어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왜 싸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그토록 별거 아닌 일들이었는데…….
그때는 뭐에 씐 것처럼 맹렬하게 싸우고, 비난하고, 화를 내고, 쌓아뒀던 말들을 토해내고, 종내에는 도망쳤었죠.
카오루를 두고 도망쳤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그렇게, 한참의 시간을 버린 후 돌아갔을 때,
“네가…… 다신 안 돌아올 줄 알았어.”
그때도 너는 나를 그렇게 바라봤었는데.
비로소 실감합니다.
이 낯선 기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낯익다고.
당신의 것이 아니지만, 어쩌면 당신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가까이 다가온 카오루가 조심스럽게,
하지만 놓아주지 않을 듯 단단하게 당신을 붙잡습니다.

불안함과 두려움이 물씬 묻어나는 목소리입니다.










불꽃놀이를 보기 좋은 곳을 알고 있어. 같이 갈까?

같이 가도록 해주시오.

카오루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야트막한 언덕에 도착합니다.
그곳은 이름 모를 꽃이 흐드러진 꽃밭입니다.
거무스름하게 펼쳐진 먹구름, 하얗게 떠오르는 달,
빛을 받아 반짝이는 주홍색 꽃잎들.
섬세하게 보석을 세공해, 박아 넣은 것처럼 화려합니다.
피어난 꽃들은 보도듣도 못한, 전혀 새로운 품종입니다.
코스모스도, 달맞이꽃도 아니고 장미와도 튤립과도 닮지 않았습니다.
꽃술이 있는 곳은 새까만 색이라, 꼭 알맹이 없이 텅 빈 것처럼 보입니다.


감미로운 바람 소리를 따라, 달짝지근한 꽃향기가 퍼져 나갑니다.

이렇게 하니깐 더 이쁜 걸.
바람이 한 번 스치면 노란 물결이 일렁입니다.
가로등 아래 선 것처럼 카오루의 뺨도 주홍색으로 물들었습니다.
하늘은 아직 깜깜합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려면 시간이 좀 남은 것 같습니다.
다들 불꽃놀이 구경을 위해 광장으로 몰려갔는지, 꽃밭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무 벤치는 덩그러니 비어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하늘의 색깔로 보건대 10시는 훌쩍 넘은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11시,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누군가 둥근 구를 굴리는 것처럼,
무대의 배경을 바꿔 끼우는 것처럼
시시각각 시간을 따라 흐릅니다.



그렇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펑!
하늘 위로 화려한 불꽃이 번집니다.
새까만 도화지에 그린 주홍색 꽃. 붉은색 사랑. 노란색 별과 흰색의 리본.
쏘아 올린 불꽃들은 가장 높은 곳으로 비상해 눈 깜짝할 사이 폭발하고, 고운 가루가 되어 추락합니다.
땅으로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져선 채 지면에 닿지 못하고 스러집니다.
요란한 소리.
화려한 광경.
당신의 얼굴 위로 얼룩덜룩한 색이 물듭니다.
사랑에 빠진 양 붉어졌다가, 물에 빠진 시체처럼 창백해졌다가.
이성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곧 있으면 불꽃놀이가 시작될 거야.”
“불꽃놀이를 보기 좋은 곳을 알고 있어.”
손을 잡고 있었어요.
카오루의 손은 적당히 따뜻했고, 긴장한 탓인지 조금 축축했습니다.
앳된 얼굴. 어린 목소리.
이것은 언젠가의 과거.
불꽃 한 점 없는 하늘 아래에서도 카오루는 뺨을 붉히며, 속삭였습니다.
“같이 볼래?”
카오루의 말대로, 그것은 무척 아름다웠고,
당신은 이 광경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불꽃이 올라오지 않습니다.
불꽃놀이가 끝난 모양이네요.


둘은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도저히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없습니다.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죽음은 죽음으로.
모든 것들은 돌아가야 마땅하건만…….
눈앞에 있는 이는 이토록 생생하게 살아있는걸요.
당신 살아있습니다.
카오루 또한 살아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했고, 사랑합니다.
과거건 현재건 카오루는 언제나, 당신의 카오루였습니다.
돌아온 기억들이 마음을 옭아매고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집에 들어와 문득 시계를 바라보면 어느새 자정을 넘겼습니다.
밤이 깊었으니 곧 아침이 밝아올 테죠.
얼핏, 먼 곳에서 들리는 종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할로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려한 소리였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는 못 박힌 것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했습니다.
카오루가 고개를 기울이면 두 사람의 그림자는 교묘하게 겹쳐집니다.
당신은 결국 이 세계와 하나가 됩니다.



아, 하카제 카오루 입니다.
나의 애인.
아침이면 일상으로 돌아가겠죠.
서로가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그 시절로요.
그날은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당신이 살아돌아왔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그들은 모두 당신이 살아남을 기뻐해줬습니다.
아, 딱 한 사람을 제외하고요.
하지만 그가 말했던 것 같은 재앙은 없었습니다.
정말 평범한 일상인걸요.
기억도 많이 되찾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곳에서의 생활이 낯설지가 않아요.
아참,
하나 더
당신은 아예 카오루의 집으로 들어와 살기로 했습니다.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 다투는 일도 많아졌지만 그만큼 사랑을 나누는 시간도 늘어났죠.
당신은 방에서 나와 식당으로 향합니다.
아침 메뉴가 뭐였더라.
호박과 사과는 아니었고, 아마 고기를 잔뜩 넣은 미트 파이를 먹던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파이를 썰어, 당신의 그릇에 올려주며 카오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눈을 깜빡이면 기름지고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샹들리에의 불빛이 오색으로 빛나며 떨어지고,
눈앞의 얼굴을 물들입니다.
뺨이 유난히 붉게 달아오른 그는……

낯설지만 낯익은,
카오루를 닮은 사람입니다.
텅 빈 관, 주홍색으로 물든 얼굴, 찾아온 로맨스.
이것은 할로윈으로부터 한참 지난 어느 여름의 괴담입니다.
END 5. Halloween, Future, Morning glory.
수고하셨습니다.
'TRPG 백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팬텀 블루 미스트! ~안개 속 살인자~ (0) | 2020.12.17 |
---|---|
[마오레이마오]팬텀 블루 미스트! ~저주받은 보석~ (0) | 2020.12.16 |
[치아카나]Kill me, Darling 두 사람의 사랑으로 멸망하는 세계 (0) | 2020.10.23 |
[나츠무]Kill me, Daring 두 사람의 사랑으로 명망하는 세계 (0) | 2020.10.10 |
[오기인]울새를 위한 레퀴엠 (0) | 2020.10.06 |